김동률/his stuff

쎄 씨 2000. 10월호

아니뭘이런걸다- 2003. 4. 21. 15:55
2년만의 외출, 2집 앨범 들고 등장
김. 동. 률
그의 노래에 빠져들다.....

- 떠난 지 2년만.. 그가 잠시 돌아왔다.
그 동안 많이 그리웠다. 부드러운 목소리, 시처럼 감미로운 노래, 그리고 정다운 얼굴 모두..
반갑다.
그와 그의 앨범. 행운이다.
아직 그의 감성이 녹슬지 않고 따뜻한 시선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음악으로 만난 그 사람. 차 한잔 앞에 두고 얘기하던 김동률.
그의 마음으로 들어가던 8월 어느 날의 이야기. -


.. 늘 신인 같은 남자..
처음에 몰랐다. 그가 옆자리에 있는 줄을...... 무대에도 없고, 대기실에서도 안 보였으니 어디 갔나 보다했다. 무대 밖 쉴 곳을 찾아 앉은 의자. 그가 그곳에 있었다. 티셔츠에 면바지를 입고 있던 김.동.률
드라이도, 메이크업도 하지 않은 얼굴. 그래서 머리는 밤송이처럼 제멋대로 나 있고 얼굴은 반짝거린다. 목욕탕에 갔다 왔다고 해도 피부가 잠 좋다는 게 그에 대한 첫 느낌.
사진 촬영이 시작됐다. 데뷔 7년째.... 그런데도 그는 카메라 앞에 낯선 초보 같다. "포즈 좀 다르게 해 보실래요?"라는 주문에 " 저, 잘 못해요. 차리리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세요" 하고 쑥스런 웃음을 짓는다. 그를 만난 두 번째 느낌, 데뷔 1년도 안 된 신인 같다.

.... 어른이 되어 버린 우리들의 소년
며칠 후 다시 그를 만났다. 하나도 손질하지 않은 뻗치는 머리 그대로, 잠에서 덜 깬 얼굴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앨범 홍보 차 나온 한 달 매일매일 강행군이다. 그날 역시 8개의 스케쥴이 잡혀 있다. 각오하고 나왔다는 말. 농담이었지만 힘든 그의 생활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는 숨 고를 틈이 필요했다. 여행에 대한 그의 간절한 생각. 추석 연휴가 끝나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 미국에서 김동률은 그저 버클리음대 영화음악과 학생이다. 너무 잘해서 놀랐고, 그런데도 무식하게 열심히 해서 충격을 줬던 20대 초반의 음악학도들 속으로 그는 다시 파묻힐 것이다.
스무 살 언저리의 김동률. 그때 그는 대학가요제 대상을 시작으로 별 준비과정 없이 바로 음악에 뛰어 들었다. 그리고 앞만 보고 달렸다. 가만히 돌아보니, 너무 소모만 하고 산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내린 결론. 공부를 해야겠다. 자극을 받아서 일까? 세상 물정 모를 것 같은 티없이 맑은 소년, 깨끗한 이미지의 모범생은 훌쩍 어른이 되어 버렸다. 깊이 있어지고 성숙해진 느낌. 그를 만난 소감 세 번째.

...새로운 시도의 연속. 그의 음악 변신

음악공부를 하면서 빠진 딜레마. 우리의 음악은 뭘까? 미국 학교 친구들이 종종 너희나라 음악은 뭐냐구 물을 때마다 난감했다. 김동률 2집 "希望"은 그에 대한 대답. 그리고 그의 변화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전람회의 김동률을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정제된 김동률을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세련된 퓨전 스타일의 음악이 이번 앨범의 컨셉트라면 컨셉트. R&B, 국악, 트로트, 클래식 등 뿌리 있는 음악과 과감한 접목을 시도했다. 때문에 다른 때보다 두 배 더 힘들었다. 매니저도 없이 혼자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오케스트라와 녹음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공을 들여 앨범을 만들었다. 프로듀서는 김동률 외 그와 절친한 사이인 크롬 신해철, 앨범 나온지 한달, 독특하다. 새롭다. 신선하다는 반응이 대부분, 역시 김동률, 한 번 더 이름 값을 톡톡히 했다.

.... 좋은 목소리, 따뜻한 미소를 기억함.
다시 처음. 김동률이 내 옆에 있음을 알았다. 말을 붙일까 말까. 혼자 가만히 있을 때, 그는 차가워 보인다. 딴 사람 같다. 잠시 후, 살짝 웃는 그를 보니 그제야 다가갈 용기가 생겼다. 두 번째 그를 만나던 날, 가만히 보니 그의 얼굴은 다양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웃을 땐 해맑고, 딴 생각할 땐 차갑고, 강하게 쳐다볼 땐 날카롭다. 그 모든걸 하나로 엮어주는 건 매력적인 저음의 목소리, 그는 확실히 좋은 목소리를 가진 목소리 미남. 덕분에 라디오 DJ 도 했다. 하지만 착한 척해야 하고 바른 척 해야 하고, 지루하지 않게 진행해야 하는 것이 잘 맞지 않았다. 그는 유머 감각도 별로 없는 편이고, 입에 발린 소리를 잘할 만큼 유들 거리지도 않는다. 마음 그대로 드러나는 얼굴 표정, 있는 그대로 솔직히 보여주고 싶은 사람.
그런 그지만 음악 할 때만은 낙천적인 사람이 부러울 만큼, 예민하며 완벽주의를 추구한다. 그래서 독하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덕분에 그의 음악은 완성도가 있다. 그의 앨범을 듣고 실망하지 않는 이유, 다음 앨범도 또 사게 되는 이유다. 지금 가면 완전한 귀국은 앞으로 3년 후. 스스로 믿는 "인연"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여전히 혼자일 거라는 이 남자. 그에게 한 줄의 e-mail을 띄운다.

ID : kimdongryul@hotmail.com
발신내용 : 비어 있으나 비어 있지 않은 자리를 기꺼이 기다림.
보냄
발신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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